어젯 밤 '냉장고를 부탁해'에 식재료로 케비어가 나온것을 보았다.
뜬금없이 명란젓이 먹고 싶어졌다. 사실 뜬금없는게 아니라 나는 명란젓을 좋아한다.
가족과 함께 살때는 비싸다고 엄마가 안사줬던걸 이제는 가난해진 내가 그냥 사 먹는다.
어찌됐던 눈 뜨자마자 명란젓을 찾아 주문하고 이제는 외워버린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적는다.
06월.. 17년... 0617... 6월 17일... 무슨 날이었을까..
빠르게 기억을 되짚어 본다..
일단 전 여친들... 아니고... 당연히 가족생일도 아니고... 핸드폰 달력을 본다.. 아무 표시도 없다.
여기까지 거슬러 갔을 무렵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.
첫째. 낯익은 숫자는 분명한데 기억하질 못한다.
잊혀진 그 날의 무엇을 나와 함께 갖고 있을 사람에게 괜시리 미안해졌다.
차라리 너도 잊어버렸길. 더욱 차라리 아무 날도 아닌 그런 날이길.
둘째. 세상에 살면서 막상 머릿 속에 담고 살아야 되는 날은 별로 없는 것 같다.
기껏해야 가족과 지인의 생일.. 달력을 다시 봤다지만 끽해야 업무관련된 뭐시깽이였을 것을.
가끔 꺼내어 볼 만한 것들이, 그런 순간이,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.
꾸역꾸역 살아나가는 하루하루에 기름칠 좀 해줄 그런 것들 말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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